북한인권개선모임


태국수용소 탈북자 맞춤형 프로그램 필요"

  • xxzzyy 2012-10-26 10:47:14 조회 518 추천 18
[라오스·태국 국경을 가다③] 공간문제 여전히 제기돼…심리치료 절실
조종익 기자 | 2012-10-24 14:36        


현재 탈북자들 대부분은 조중 국경에서 중국 남부 지방인 운남성에 이은 라오스·태국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다. 최근 조중 국경 경비 강화와 북한 내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국내 입국 탈북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데일리NK는 9월 초 태국 국경지역 탈북 주요 루트를 방문, 탈북자 입국 과정과 이민국수용소 실태에 대한 취재를 벌였다. 총 3회에 걸쳐 기사를 게재한다.


중국으로 나온 탈북자들에게 태국은 유일한 생명선 역할을 한다. 중국 내 공관 진입 등 다른 루트가 거의 차단된 상태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입국 탈북자 중 90% 이상이 태국을 경유했다.

태국은 1951년 체결된 '난민지위에 관한 유엔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처우를 제공하는 국가적 전통을 유지해오고 있어 탈북자에 대해서도 입국 시 불법입국자로 규정해 추방형태로 국내로 보내고 있다.

탈북자들이 태국에 도착하려면 일단 최소 서너 번 국경을 넘어야 한다. 북한 경비대, 중국 공안, 라오스 경비대의 감시망을 피해야 한다. 때문에 탈북자들은 밤 시간대를 이용해 도보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에는 태국으로 향하던 탈북자 20명이 라오스 국경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렇게 사선(死線)을 넘어 태국 북부 국경지역에 도착하면 탈북자들은 인근 경찰서나 이민국수용소로 직접 찾아간다. 한국에 먼저 정착한 가족들이나, 탈북 브로커 등을 통해 '무조건 경찰서로 찾아가면 된다'는 말을 사전에 듣고 오기 때문이다. 조사를 받은 탈북자들은 불법입국자로 취급돼 재판을 받고 대기기간을 거쳐 방콕 이민국수용소로 이감된다.  

탈북자들은 태국의 현행법상 불법입국자로 취급돼 2000~6000바트(약 7만~21만 원)의 벌금을 물거나 그 벌금액수에 해당하는 10~30일만큼의 구류처분을 받은 뒤 추방절차를 밟는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가족이나 탈북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아 벌금을 내기 때문에 구류장을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탈북자들은 방콕 이민국수용소에서 탈북 과정에 대해 다시 조사를 받으면 보통 3, 4주 정도 대기기간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다. 과거 2, 3개월 정도 지나야 입국했던 것에 비해 시간이 상당히 단축됐다. 현재 방콕 이민국수용소를 비롯해 2곳의 지방 수용소에는 100~150여명 정도의 탈북자가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방콕에 있는 이민국수용소. 좌(左)측은 정문이고 우(右)측은 수감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건물.



◆태국 내 탈북자 보호시설 개선 필요=태국에 이민국수용소는 수도인 방콕을 비롯해 북부지역에 2곳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탈북자들이 수감된 곳은 방콕 이민국수용소다. 이 시설에 탈북자들이 수감된 방은 남, 여 각 130㎡(40평) 정도로 적당 수용인원은 각각 40~50명 정도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여름에는 이곳에 최대 420명이 넘는 탈북자가 수용되면서 탈북자들의 강한 불만이 표출되고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했다. 습하고 더운 방콕 날씨 때문에 이민국수용소 내 실내 온도가 섭씨 40도를 웃돌았다.

시설이 비좁다 보니 탈북자들이 누울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다. 수용시설 내부에서도 현지 통화 1만 바트, 한국 돈으로 약 35~40만원의 자릿세가 오가는 등의 뒷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용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태국 정부가 탈북자 숫자의 유동성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2010년 태국을 통해 입국한 김순영(가명. 53) 씨는 "좁은 방 안에 150명 정도 있다 보니 붙어서 자고, 그렇게 누워 있으면 한 사람 정도밖에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길이 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있다 보니 실내는 찜통 더위다. 또 씻는 공간은 물론 화장실도 공간이 협소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사소한 것 가지고 (탈북자들끼리) 말다툼이 벌어질 정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작년 7월 태국을 통해 입국했다는 이철승(가명. 51) 씨는 "당시 (방콕)이민국수용소에 140명 정도 있었는데 누워서 잘 공간이 없어 앉아 자는 경우도 있었다. 칸막이로 구분된 화장실에서 씻고, 식판도 씻어야 한다. 거의 모든 것을 여기서 해결한다. 규정에 낮에는 샤워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더운데 어떻게 안 할 수 있나? 그러다 보니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수용시설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지 공관 관계자는 "탈북자 남, 여 수용소 내 선풍기 대수를 대폭 늘려 이민국수용소에서 전기가 끊긴다는 하소연을 할 정도다. 내부 바닥 공사는 물론 샤워시설도 개보수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용시설을 더 확보하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수용소 내에는 탈북자뿐만 아니라 각 국에서 들어온 난민들이 같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전문가들도 우리 정부가 태국 정부의 협조 하에 탈북자들의 생활환경 개선은 물론 탈북자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열악한 요소가 있는 만큼 탈북자들에 대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탈북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 제공해야=방콕 이민국수용소 내에는 국내에서 보내온 각종 서적은 물론 한국의 드라마를 볼 수 있는 DVD 재생 장비도 비치돼 있다. 또한 청소년들은 하루 두 차례 정도 기본 학습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어공부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에게는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프로그램 외에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해서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내용도 제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다양한 연령대와 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일한 교육 과정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탈북 과정에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에 정신적 치료 과정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몇 년 전에 현지교육프로그램을 작성해 제출한 적이 있다. TV시청, 책읽기와 같은 소일거리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작성해 탈북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은 "수용소에는 다양한 탈북자들이 있는데, 탁상행정으로 짜진 일괄 프로그램으로 보호 관리하기보다는 학생은 학생에 맞게, 취업을 요구하는 사람은 그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 또한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그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지 공관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보호와 관리를 위해 국경지역으로 직원도 파견하고 방콕 이민국수용소 내 인력도 더 보충했다. 무엇보다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늦은 시간이라도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큰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기간이 2, 3개월 정도면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지만, 대기기간이 짧아지고 조사와 절차를 준비하다 보면 실제 운영할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추후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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