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개선모임


'북한판 카스트' 출신성분제, 경제적 부(富) 앞에 흔들리기 시작

  • xxzzyy 2013-01-08 11:59:01 조회 509 추천 115
【서울=AP/뉴시스】이수지 기자 = 반세기 넘게 북한 주민의 생활 전반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북한판 카스트 제도'로 불리는 계급제인 ‘출신성분제(이하 성분)’의 강력한 영향력이 최근 경제적 부(富)로 약해지고 있다고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들이 밝혔다.

북한에서 군인 출신 사업가였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성분과 상관없는 분야가 사업"이라며 "성분이 북한에서 돈 버는 것과 상관없다"고 말했다.

재료란 뜻도 있지만, 실제 사회적 배경이란 뜻인 성분은 1950년대와 1960년대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지지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면서 잠재적인 적을 격리하기 위해 도입했다.

성분은 하류층인 농민을 귀족과 지주가 차지했던 상류층으로 올린 소련의 사회계층을 본보기로 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김 주석의 친인척과 항일 투사가 상류층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성분이 빠르게 직업에 따른 계급제로 변하면서 농민과 광부가 하류층, 고위 간부가 상류층이 됐다. 부모의 성분이 자녀에 대물림되기도 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밥 콜린스는 “북한에서 농민인데 땅이 없으면 상류층이었다”고 “이론상 성분에서 계층 이동이 가능하지만, 현재 대부분 북한 주민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정해진 성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분 시행 초기에 북한에서 대부분 영향력이 있는 계층이 공식적으로 농민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복잡해졌다.

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은 "성분이 무너지면 체제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성분은 무너지지 않는다"며 "그러나 북한 주민은 배경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성분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도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제도다. 북한 주민이 자신의 성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보지 못했으며 하류층은 이를 잘 모르거나 두려워 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대학 진학과 취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느꼈을 때 성분을 알게 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결국 대부분 주민이 이를 알게 되고 받아들이지만, 성분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는 성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북한 주민은 전체 인구를 핵심, 동요, 적대분자 3개 범주로 분류하는 성분이 흔들리고 복잡해졌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북한 정부는 주민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마지 못해 주민에게 식량, 의류, 저렴한 소비재를 판매하는 노점상과 비공식적 시장을 여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북한 주민 대부분이 외국인을 만나지 못하고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며 월급이 200달러도 안 되지만, 현재 상류층은 중국 베이징과 싱가포르에 가서 쇼핑하고 있다.

많은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들은 성분이 일상생활을 아직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 중 일부는 시장의 성장이 성분을 약화시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 대부분 성분 높은 사람이 사업에서도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도부와 연락할 수 있는 비공식 단체가 있다. 이들은 암거래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면 주민을 동원하면 된다.

콜린스는 "성분 높은 사람들이 뇌물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소규모 사업자 계층이 성장하면서 성분과 상관없이 출세할 방법을 찾고 있다. 고위급 정부 고위직은 가장 우수한 성분의 출신으로 제한되지만, 돈이 있으면 성분이 낮은 사람도 출세할 수 있다.

군인이었다가 사업가였던 탈북자는 "직업을 돈 주고 사고 있다"며 "최고층만이 진출할 수 있는 관직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그보다 낮은 상위 직업은 돈 주고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돈의 힘 때문에 성분이 달라지긴 했지만, 성분을 토대로 한 북한 사회가 공정해지지도 않았다. 북한에서 뇌물, 살해, 당국에 사업을 압수당할 위험 때문에 부자 되기가 쉽지 않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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